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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장에서 주운 피 묻은 일기장…한 병사의 삶이 돌아오기까지

김소장 · 2026.10.17 · 조회 12
KSquare USA · 2026년 10월 17일
보도·자료 날짜: 2026-10-15 | Smithsonian Magazine / Ellen Wexler
1965년 영국 스투어브리지의 쓰레기장에서 열두 살 소년 앨런 사우설이 작은 초록색 일기장을 발견했다. 기록은 1918년에 멈춰 있었고, 모서리에는 총알이 관통한 듯한 흔적과 혈흔이 남아 있었다.
주인은 1차대전에 참전한 호주군 클로드 너털 상병이었다. 그는 부상으로 영국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바이올렛 팔프리먼을 만나 1918년 3월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 약 5주 뒤 다시 전선으로 돌아갔다. 마지막 일기는 8월 10일에 적혔다.
사우설은 일기장을 약 30년 보관하다가 박물관 큐레이터 콜린 리드에게 보여줬다. 리드는 군 기록과 가족 자료를 뒤져 너털의 삶을 추적했다. 기록상 너털은 마지막 일기를 쓴 지 사흘 뒤인 8월 13일 전사했다. 앞서 부상병을 구한 공로로 훈장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일기장 한 권이 이어준 한 병사의 삶 — 간격은 시간 비례가 아님 · 일기장 원본 사진이 아닌 기록 연표 / KSquare USA 편집부 제작. 자료: https://www.smithsonianmag.com/smart-news/this-soldier-kept-a-diary-in-the-trenches-of-world-war-i-a-child-found-it-at-the-dump-decades-later-pierced-by-a-bullet-and-stained-with-blood-180989696/
일기장 한 권이 이어준 한 병사의 삶 — 간격은 시간 비례가 아님 · 일기장 원본 사진이 아닌 기록 연표 / KSquare USA 편집부 제작. 자료: https://www.smithsonianmag.com/smart-news/this-soldier-kept-a-diary-in-the-trenches-of-world-war-i-a-child-found-it-at-the-dump-decades-later-pierced-by-a-bullet-and-stained-with-blood-180989696/
결혼식과 마지막 편지 사이
너털은 1916년 자신의 스물한 번째 생일 무렵 부상병들을 적과 아군의 참호 사이에서 구하는 데 힘을 보탰다. 리드는 군 기록을 통해 이 행동과 훈장을 연결했다. 용감한 군인이라는 형용사 대신 그가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확인한 것이다.
1918년 결혼식 날의 기록에는 들뜬 마음과 식을 올린 시각이 남았다. 몇 달 뒤 마지막 기록에는 포격과 이동 준비, 포로와 아내에게 쓴 편지가 함께 적혔다. 전투가 계속되는 하루 안에 신혼의 삶도 들어 있었다. 8월 10일 이후의 빈 페이지는 시간이 멈춘 듯 보이지만, 군 기록은 사흘 뒤의 죽음을 가리킨다. 개인 기록의 끝과 삶의 끝 사이에 남은 시간을 다른 자료가 잇는다.
2018년에는 발견자와 연구자, 유가족이 함께 프랑스의 묘지를 찾았다. 이후 일기장은 가족에게 돌아갔다. 리드의 오랜 연구는 새 책 《The Digger’s Diary》로 이어졌다. 다만 일기장의 총알 흔적이 사망과 직접 관련 있는지는 기사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종이 한 권이 버려진 물건에서 한 사람의 기록으로 되돌아온 이야기다. 전쟁의 숫자 뒤에 있던 결혼과 편지, 귀향하지 못한 삶이 작은 일기장을 통해 다시 드러났다.
일기와 군 기록이 서로를 확인할 때
너털이 속한 호주군 제23대대는 1915년 빅토리아주에서 조직됐다. 호주전쟁기념관의 부대 기록은 병사들이 어떤 조직 안에서 움직였는지를 보여준다. 반면 일기장은 그 조직 속 한 사람이 하루를 어떻게 겪었는지를 남긴다. 두 자료는 같은 전쟁을 다른 거리에서 본다.
군 기록에는 소속과 이동, 훈장과 사망 같은 항목이 들어간다. 개인의 글에는 편지를 썼다는 사실이나 결혼을 앞둔 들뜬 마음이 남을 수 있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삶 전체가 보이지 않는다. 일기장의 이름을 군 기록과 맞추고, 날짜를 전투 및 이동 기록과 비교하고, 사진 속 인물을 가족에게 확인하는 일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이야기에서 연구를 움직인 질문은 아주 단순했다. 이 사람은 아내에게 돌아갔을까. 그러나 그 질문에 답하려면 이름만 같은 다른 사람을 구분하고, 일기의 마지막 날과 실제 사망일을 나누고, 남겨진 사진의 관계를 확인해야 했다. 감정에서 시작한 탐색이 자료를 대조하는 작업으로 이어진 셈이다.
물건의 상처만으로 사연을 완성할 수는 없다
찢어진 종이와 혈흔은 강한 상상을 부른다. 읽는 사람은 병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일기를 품고 있었을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장면을 기록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사실로 써서는 안 된다. 일기장의 손상이 무엇을 뜻하는지와 병사가 언제 숨졌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이 점은 가족의 오래된 물건을 살필 때도 유용하다. 사진 뒷면의 날짜, 봉투의 소인, 학교나 군대의 명칭은 이야기를 검증할 수 있는 손잡이가 된다. 처음부터 멋진 결말을 정해 놓으면 물건은 증거가 아니라 장식이 되기 쉽다.
사우설이 일기를 버리지 않고 오래 보관한 일과, 리드가 그 기록을 다른 자료와 연결한 일은 성격이 다르지만 모두 필요했다. 보존이 없었다면 연구가 시작되지 못했고, 연구가 없었다면 일기장은 이름 모를 전쟁의 기념품으로 남았을 것이다.
너털의 삶은 되돌릴 수 없었다. 그러나 이름과 결혼, 용기와 죽음이 다시 연결되면서 물건은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전쟁사를 읽는다는 것은 전투의 승패를 외우는 일만이 아니라, 거대한 사건 때문에 흩어진 개인의 흔적을 다시 제자리로 가져오는 일이기도 하다.
자료와 출처
Smithsonian Magazine / Ellen Wexler
https://www.smithsonianmag.com/smart-news/this-soldier-kept-a-diary-in-the-trenches-of-world-war-i-a-child-found-it-at-the-dump-decades-later-pierced-by-a-bullet-and-stained-with-blood-180989696/
Australian War Memorial · Claude Nuttall
https://www.awm.gov.au/collection/R1498499
Australian War Memorial · 제23대대 기록
https://www.awm.gov.au/collection/U51463
KSquare USA 편집부 · 출처에 근거한 재구성과 배경 해설. 비유와 감상은 설명을 위한 편집부의 서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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